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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체성

Kimchi1004 2023. 8. 18. 21:44

성공이란 단어가 늘 가슴에 새겨 있었다.
성공의 정상이 어떤 모습인지도 그리지도 못한체 말이다.  그래도 늘 희망이 나의 가슴에 자리잡고 있었다.  통장에 돈이 많이 있기를.  빚 없는 집 한채가 내 이름으로 되어 있기를, 자식들이 누구에게 손 안벌리게 넉넉함을 갖게 하기를, 형제.자매  손 벌리면 두 말없이 도움 줄수 있기를,  길 가에 앉아 구걸하는 자에게 주머니에 손 넣어 내가 쓸 돈 빼 놓고 주려고 계산하다 지나치지 않기를.  전세 비행기에 구호품 가득 싣고 한번은 오지에 들어가 구호품을 풍족히 뿌릴 수 있기를. 십일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내는 여성이 되는것?  이것이 내가 바랐던 성공의 모습인 것인지?

지금은 내가 그 소망을 잃었다는 것이다.
아니 잃었다기 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목이 말라 지쳐가가 있다고 말해도 될 듯하다.  누구의 성공을 위하여 이러고 있는것인지?  돈이 완성되면 변하는게 사람임을  분명하게 알면서도 왜 내 식구들 아프게 해가며 이런 일을 억지로 해야되는 건지?

늦게 회사를 나오며 점점 치밀어 오르는 가슴속의 화를 느낀다. 즉 바보같은 나의 모습에 나의 마음은 분노가 치밀어 끓어오르는 화산 줄기처럼 폭발 직전인 것이다.


내가 왜 이러고 있는거지?
왜 이 인간한테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고 일한 삯도 못 받으면서 이러고 다니는 건지?   일했으니 돈 달라는게 당연한거 아닌가?  배고 프니까 배 채우러 나갔지 배부른데 일하러 가는 인간이 있을까?그건 소일거리겠지,나는 소일이 아니라 생계라는 것이다.  돈 벌면 가장 많이 돈 쓰는자가 누구지?본인 아닌가?  돈 달란다고 신경질 내고 나는 도저히 그 꼴은 못 보겠다.
일하는 사람이 직장에 나갔을 때는 당연히 일한 삯을 받으려고 나가는 것인데,주인이 돈 없으면 노비를 놔주던지 해야지 그저 성공이란 유혹으로 노비를 더 노비스럽게 만들고 있는 느낌의 내 상황이다.  그리고 노비가 굶든지 말든지 신경도 안쓰면서 노비 목구멍에 풀떼기죽 몇 방울로 노비를 잠시 기쁘게 한다.
참으로 어리석기 짝이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내 상황이 나를 또 좌절케하고 분노하게 한다.

마치 나는 예전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유한 집에 팔려 일한 삯으로 한끼니 때워주는것에 감사하고 사는 못된 양반집에 처량하고 온순한 노비가 된 느낌이다.

주변의 노비들은 이미 살길이 있어서 삯에 목메이지 않아도 되건만 그저 말없는 노비는 아예  동아줄 목에 걸게하고 무조건 끌고 다니는 구나.

얼마나 더 내가 지쳐야하고 낮아져야하고
티끌에게도 낮춤을 받아야.
다시 내가 일어 설 수 있는 것인지?

제비 몰러 나가보자.  
제비 몰러 나가보자.
박씨 물고 오는지?